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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월마을로 이사 온 후 작년 이맘때쯤, 처음으로 맞이하는 공동 제초작업을 은근히 기다렸습니다. 늦지 않고 잘 참여해서 마을의 일원으로 역할을 해야지! 하고요. 작업 이틀 전부터 이장님의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이번 토요일 아침에 마을길 제초작업이 있으니 식전에 나오셔서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십니다. 식...전? 그래서 몇 시에 나가야 되는 거지? 여러 번 방송을 하시니 혹시 정확한 시각을 다시 말씀해 주실까, 귀를 쫑긋 세워 봤지만. 한사코 ‘식전’에 나오라고만 방송하셔서 정말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 또다시 모내기철을 맞이하여 마을 안길 제초작업을 한다는 안내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여전히 ‘식전’이 나오라는 안내이지만, 이젠 당황스럽지 않습니다. 이번엔 작업 4일 전부터 부지런히 안내 방송을 해서 그런지, 여느 때보다 많은 분들이 작업에 참여하였습니다.

아침 일찍 예초기 들고나가 내 집 주변부터 작업하고 있으니, 어느새 여기저기 다른 방향에서 예초기들이 나타납니다. 이장님은 작업을 지시하기도 하고 한 사람 한 사람 사진을 찍고 예초기 날과 음료수를 하나씩 쥐어주느라 부지런히 돌아다니십니다. 이쪽 길, 저쪽 길, 위쪽 길, 갈래 길... 순식간에 하나하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에는 근처 작업한 사람들끼리 대충 모여서 누군가의 새로 산 예초기 구경도 하고, 하우스를 고쳐야 되느니 등등 잡담을 나누다가 뿌듯한 마음으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날 오후에는 어느 집 결혼식이 있어서, 아침에 작업복 차림으로 예초기 들고 봤던 마을 사람들을 말끔한 차림새로 예식장에서 다시 봤습니다. 일도 함께 하고, 기쁜 일도 함께 하는 바쁘고 보람찬 개월 마을의 하루였습니다.

 

글/사진 : <월현리 개월마을> 마을기자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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