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돋보기] 운월리 ‘창주사’ 제향하던 날
지난 3월 21일(목) 아침, 운월리 창정마을에서 보기드문 차림의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이날은 해마다 봄이면 전통 제례 형식에 따라 ‘홍성군 향토유적 제2호 창주사’에서 제향을 지내는 날이었습니다.
창주사는 중국 남송 시대에 성리학을 집대성하여 우리나라 유교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유학자 ‘주희’라는 분의 영정을 봉안한 사당입니다. 창주사는 신안 주씨들이 오래전부터 모여 살고 있는 홍동면의 운월리 219번지에 있습니다. 홍동초등학교 운동장을 옆에 끼고 오르막길을 올라가다보면, 보이는 공업사와 마을활력소 사잇길로 조금 내려가다가 왼편에 '도광문(道光門)'이라는 현판이 보입니다.
주자의 후손인 신안 주씨들이 홍동면에 거주하여, 조선조 말엽부터 주자 사상의 본산인 창주사에서 매년 봄마다 제향 행사를 가졌고, 신안 주씨 종친회와 홍주 향교 유림들이 매년 봄이면 창주사 제향행사를 엽니다. 충남도 지정문화재인 홍주 향교(홍성읍 위치)는 지역주민들의 교육을 위한 기관이자, 공자와 여러 성현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고려말에 세워졌다고 전해집니다.
예전에는 신안 주씨 집성촌인 운월리의 상반월/운곡/창정 마을에서 창주사를 가꾸고 관리해왔는데, 2014년 군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작년부터는 홍성군에서 창주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유교에서 예를 올리는 절차대로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창주사에도 충문을 태우는 망료대 등의 석조물이 남아있습니다. 1929년 홍주의병 지도자였던 김복한과 유교부식회가 창주사로 자리를 옮겨서 '도광재(道光齋)'라는 현판을 걸고, 학문과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공간으로 활용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글/사진: 《마실통신》 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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