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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8일에 출간된 『벼의 일 년』이란 책, 1장은 ‘밥 한 공기에는 쌀이 몇 알이나 들어갈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책의 저자들(오도 외 3명)은 밥 한 공기에 쌀알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궁금해서 세어 보니 5,200알이 되었다고 합니다. 5,200알이면 벼 3포기에 해당하는 양이고, 하루 두 끼를 먹는다고 할 때 벼 6포기가 우리의 하루를 살게 하는 양입니다. (16~21쪽)
전공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논은 14곳 - 하이디, 초생달, 반달, 자운영, 장구배미, 지도, 쪽, 버드나무, 수렁, 물잡이, 어린이집, 이반, 그물코, 실지렁이 - 으로 다랑이 논인데 모양도 제각각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참 아름답습니다.
6월 7일 모내기를 했습니다. 모내기한 후 3일에서 7일까지를 ‘활착기’라고 합니다. 이때는 모의 1/2 ~ 2/3 만큼 높이로 물을 대줍니다. 물을 깊게 대면 뿌리의 수분 흡수량이 적어 잎 마름을 예방하고, 바람에 의한 모 흔들림을 방지하며 산소를 차단하여 잡초 싹트기를 억제하고, 밤 기온이 떨어져도 수온이 바깥보다 높아 저온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전공부 선생님과 학생들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모의 뿌리가 잘 활착할 수 있도록 모가 물에 적당히 잠겨 있는지, 물이 새는 구멍이 있는지를 살핍니다. 구멍이 있는 부분은 메우고, 물이 부족한 경우에는 관정을 켜서 물을 대고 적당히 차면 관정 끄는 일을 했습니다. 날마다 물대기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물에 잠긴 아랫부분이 검은 색을 띄면 뿌리를 잘 내린 겁니다.
모내기 8일 이후를 ‘분얼기’라고 하는데 이 시기에는 활착한 모에 물을 2~3cm 정도 얕게 대주어야 새끼치기를 많이 합니다. 벼의 생장점은 물에 잠긴 줄기 아랫부분에 있어 수온의 영향을 받습니다. 물을 얕게 대면 낮에는 수온이 금방 올라가고 밤에는 금방 내려가서 일교차가 커집니다. 이렇게 일교차를 크게 해야 새로운 줄기 수가 늘어납니다.
모내기하고 35일~40일 후 벼가 충분히 분얼을 하면 이제 논의 물꼬를 터서 모내기 때부터 받아놓았던 물을 완전히 뺍니다. 이 과정을 ‘중간 물떼기’라고 부릅니다. 논으로 나가 막혀 있던 물꼬를 트고 두 손으로 물길을 일일이 만들면 콸콸콸 물소리가 경쾌합니다. 논바닥으로 산소가 들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중간 물떼기를 통해, 벼가 더 이상 분얼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헛새끼치기) 뿌리에 산소를 불어넣어 숨을 쉬게 합니다. 논에서 물이 빠지면 뿌리는 산소와 물을 찾아 더 깊게 뿌리를 내립니다. 그만큼 꼿꼿하게 서 있을 힘이 생겨 가을 태풍에도 잘 견딜 수 있습니다. 중간 물떼기를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벼를 수확할 때 논바닥이 잘 말라 있어야 콤바인 같은 기계가 들어갔을 때 빠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논바닥이 쩍쩍 갈라질 때까지 충분히 물을 빼 줍니다. (『벼의 일 년』, 158쪽)
밀크퀸을 심은 논들은 15일에, 삼광을 심은 논들은 18일에 중간 물떼기를 했습니다. 중간 물떼기를 하고나서 대략 15일에서 20일 후 다시 물을 대야 합니다. 중간 물떼기하는 동안 분얼이 끝난 벼는 이제 꽃을 피우는 데 온 힘을 다합니다. 벼는 수생식물이라 물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이 필요합니다. (같은 책, 164쪽)
7월 편지에는 모내기 한 후에 논에서 우리들이 한 일과 그 일의 의미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렸습니다. 이 편지를 읽는 분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으실지 그 일의 의미는 무엇일지 문득 궁금합니다. “벼꽃이 핀다”, “이삭이 팬다”라는 소식은 다음 편지에 전하겠습니다.
8월 편지를 댁으로 보내드릴 때까지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2024년 7월 21일 풀무학교 전공부 식구들 올림
글/사진 : < 풀무학교 전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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