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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연대의 힘을 기르는 어린이문학

 

 아이들과 함께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고, 눈 마주하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순간을 좋아하는 제게 책아마 활동을 함께 해보지 않겠냐는 반가운 제안이 왔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그림책이 주는 즐거움과 따뜻함을 발견하게 된 저는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책을 가지고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어떤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되는데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의 성격이나 모습은 어떤지, 소수자를 배제하거나 혐오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지는 않은지, 성 역할을 확연히 구분하거나 가부장적 표현이 있지는 않은지, 아이들의 성장과 모험을 지지하고 지켜보는 조력자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책 한권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닿을지 깊이 생각하며 책과 아이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10년 동안 그림책과 아동문학으로 아이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책아마에서 아동문학평론가 김지은 선생님을 모시고 홍동초등학교 도서실에서 “세계어린이문학의 흐름_페미니즘”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선생님이 준비해오신 <늑대들>이라는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의 문을 열었는데요. 토끼굴 공공도서관에 도착한 신관 <늑대들>을 한 토끼가 읽으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늑대들>에는 세 가지의 시선이 등장합니다. 토끼가 읽고 있는 책 속의 장면, 그 책을 보는 토끼의 모습, 정체 모를 존재가 토끼를 뛰다르는 모습. 독자는 세 가지의 장면을 한 권에 그림책에서 보게 되는데요. 하나의 시선으로 보면 비가시화된 것들을 놓치기 쉽고 그 너머의 이야기를 만나기 어려운데 그림책에는 다양한 시선이 등장합니다. 그림책과 동화 속에 여성 지도자, 장애인, 성소수자 등이 등장해 서사를 만들어 나가면 어린이 독자들은 다양한 존재들이 내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기르게 됩니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읽으며 다양한 존재의 삶에 대해 유연한 시선을 가지게 되고 자신이 약자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연대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됩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관계를 맺어간 X세대, 마이마이와 씨디플레이어를 들고 다니던 Y세대를 지나 스마트폰 등 손 안에 모든 것을 들고 다니는 디지털원주민세대의 등장과 함께 세계의 수평적 지위가 완전히 바뀌게 되었는데요. 권력을 가진 집단에 의해 선택되고 공유되었던 정보가 수평적으로 이동하면서 그동안 비가시화되었던 목소리, 이야기, 사건 등이 가시화됩니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소수자의 목소리가 세상으로 나오고 사람들에게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와 함께 아동문학에서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신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성장하는 그림책과 동화들이 아이들과 어른독자들을 활발히 만나고 있는데요. 선생님께서 이분법적인 성역할, 고정관념, 혐오, 차별의 서사가 아니라 한 존재로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자신을 탐구하는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그림책과 동화를 소개해주셨습니다. <망나니 공주처럼>, <푸른사자 와니니>, <쿵푸 아니고 똥푸>, <인어소녀>, <롤러걸>, ‘나다움 어린이책 프로젝트’.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을 고민하는 분이라면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성평등 작품은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고, 자신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성장하게 한다는 점에서 좋은 동화를 가리키는 많은 영예로운 이름 중 하나일 것이다” (김유진, 아동문학평론가) 

 

글: <홍동초등학교 책아마> 김명아 / 사진: <홍동초등학교 책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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