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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예산환경운동연합의 주최로 열린 ‘고기영화제’는, 마을활력소에서 7월 25일부터 매주 목요일 3회에 걸쳐서 축산과 기후변화, 고기와 건강, 축산사육환경을 주제로 선정한 영화를 상영하였습니다.>

 저는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자, 소를 기르는 축산인입니다. 

그런 사람이, 포스터에서부터 육식과 축산을 비판하는 의도가 강열한(!) 고기영화제에,

몇 안되는(ㅜㅜ;;) 관람객의 한사람으로 있었습니다. 참 불편한 자리였겠지요?

 

 사실 축산과 육식에 관한 문제제기는 오래되었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외면하고 있는 불편한 진실들이기에 저도 그 속에 편승하여 소 길러 돈 벌고 그 돈으로 고기 먹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유기농업을 하는 농부이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건강을 생각하는 아빠로서 이렇게 계속 외면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몇 다큐를 통해 공장식 축산으로 인한 문제의 진실들에 접근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축산인 스스로가 문제를 자각하고 대안을 실천해야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이에 공감하는 몇몇 젊은 축산인들과 ‘대안축산연구모임’도 결성해서 공부도 하고, 방목 돼지와 닭들도 길러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영화제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되었지요.

 

 나름 축산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양심적 노력을 하고 있었음에도 이번 고기영화제에서 마주한 또 다른 진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저의 양심을 끝없이 후벼 파더군요. 솔직히 소도 그만 기르고 채식을 해볼까 고민도 했습니다. (으악!ㅜㅜ진짜 어려운 문제입니다.)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영화들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축산 분뇨와 사체에서 나오는 메탄가스가 이산화탄소보다 심각한 온실가스이고

축산원료인 옥수수를 얻기 위해 엄청난 열대우림과 자연을 훼손하고 있어 지구온난화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1편- 소에관한음모 : 지속가능성의 비밀). 육식은 건강하지 않고 오히려 몸을 해친다(2편-우리는 왜 육식을 멈추고 채식을 사랑하게 되었나). 우리들이 먹는 고기는 수많은 동물들의 공포와 고통 속에 나온다. 그 현장은 참혹하다(3편 - 정복자).

 

 저는 많이 불편합니다. 괴롭습니다. 내가 먹는 일이, 돈을 버는 일이 이렇게 환경을 병들게 하고 사람들을 병들게 하고 동물들을 절규하게 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마주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라도 실천을 해야만 할 것 같은 절박함이 몰려옵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쉬운 답은 아닐 거 같습니다. 극단적 외침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더 외면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만들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안축산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함입니다. 유기농 축산, 동물복지형 축산, 방목형 농장, Non-GMO사료, 풀먹인 소,돼지 같은 대안축산들이 많아져야 하고 소비자들은 환경과 건강을 위해 관심가지고 이들을 소비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가축이 사는 동안 조금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들에게 가능한한 더 건강한 먹이를 먹이고, 결국에 이 생명을 몸으로 받아들일 때 진정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변화는 서서히 일어나지 않을까요. 

 

하... 어쨌든 고기는 좀 줄여야겠습니다. 그동안 너무 많이 먹었습니다.

 

 

글: 문당리 농부 주하늬 /사진: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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