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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월마을, 장마 앞둔 논밭 풍경 

 

 장마를 앞두고 나름 풀을 열심히 맸으나 여전히 풀이 지천인 밭을 보며 쬐금 불안한 마음으로, 우리 마을 분들은 무얼 하시나 궁금하여 살짝 마을을 한바퀴 돌아봤습니다. 길 가다가 마주친 분들과 조금씩 이야기 나누었지요.

 논에 잔뜩 부어넣은 우렁이들이 풀을 골고루 먹어주지 않아서, 풀이 모 사이로 삐죽삐죽 나오고 있습니다. 금창영 님은 딸깍이를 들고 며칠 째 논 바닥을 긁는 중이랍니다.

 옛날 마을회관이었던 작은 건물을 지나니, 황은정 님이 작업방석에 앉아 쉬고 있네요. 전날 비가 와서 풀뽑기가 쉽다며 마당 풀을 뽑는 중이랍니다. 옛날 마을회관에서는 투표도 했었다는 말씀에 화들짝! 당시 마을에 사람이 얼마나 많았길래!

 황은정 님 댁을 지나니 송용례 님이 의자에 앉아 계셨습니다. 집에 있기 심심해서 나와봤다고 하시네요. 귀가 조금 안 들리지만 열심히 듣고 말씀을 하시는데, 마을의 신참인 저를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염선월 님이 논에 풀매러 가신다 하여 따라갔습니다. 염선월 님은 허리를 굽혀 고무장갑 낀 손으로 풀을 뽑으시네요. 

 그 옆에 있는 밭에서는 김화자님이 파를 뽑아서 옮겨 심고 있었는데, 요즘 뭐 하시는가 여쭤 보니 ‘콩은 심었고 이른 들깨부터 해서 들깨도 한창 심을 때’라고 하시는데, 파를 심는 손놀림을 잠시도 멈추지 않고 줄줄 말씀을 하신다는 점이 놀라웠지요.

 갔던 길을 되돌아 오던 참에는 고추밭에서 일하는 신정례 님을 만났습니다. ‘병을 막으려면 고추가 바람에 흔들리거나 쏠리지 않아야 한다’며 끈을 묶어주고 계셨어요. 신정례 님이 매년 심으시는 검은 찰옥수수씨앗을 얻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짧은 만남들이었지만,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글/사진 : <월현리 개월마을> 마을기자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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