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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돋보기] 모내기 하는 날

 

6월이 시작되자 마을 곳곳이 분주합니다. 웅웅거리며 물을 끌어올리는 모터 소리와 써레질하는 기계음이 들판을 울리고, 모판 한가득 싣고 가는 트럭과 경운기들이 논흙을 떨구며 지나갑니다. 한 달여 동안 정성껏 기른 모를, 드디어 논으로 이사보내는 ‘모내기 철’이 온 것이죠. 봄가뭄으로 지하수도 말라가서 물이 귀했던 올해는, 논에 물대기가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물때문에 모내기날이 자꾸 미뤄져 발을 구르는 분들도 있었지요. 또 요즘 이른 무더위로 낮에는 뜨겁고 밤에는 추운 이상기온 때문에 모들이 쑥쑥 자라지 않아 마음 졸이는 분들도 상당했답니다.

요즘은 이앙기를 이용해서 모를 심다보니, 혼자 또는 두 세명만 있어도 반나절 안에 모내기를 끝내지요. 종종 논 한가운데, 사람들이 일(一)자로 길게 늘어서서 허리를 굽히고 “못줄 넘어가요!”를 외치는 ‘손모내기’ 하는 곳도 눈에 띕니다. 마을 곳곳 모내기 소식들을 모아보았습니다.

 

 

홍동중학교, 손모내기 행사

 

 

지난 6월 5일에는 홍동중학교 ‘손모내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매년 이맘때쯤 전교생과 선생님들, 학부모들이 함께 모여 손모내기를 합니다. 이전에는 풀무학교 전공부 앞에 있는 논에서 손모내기를 하다가, 2011년부터는 학교와 더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구정리 최문철  님의 논에서 손모내기를 하고 있답니다. 홍동중학교는 모내기 행사에 앞서, 매주 화요일마다 진행하는 ‘아침 생각 키우기’라는 수업에서 모를 심는 농부들에 관한 영상을 보면서 ‘먹을거리에 대한 소중함’과 ‘쌀 한 톨의 무게’를 스스로 느껴보고 이야기나누는 시간도 가졌다고 합니다.

이날 오전 마을 풍물패의 깜짝공연을 시작으로, 손모 심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들은 다음, 800평의 논에서 학년별로 구역을 나뉘어 손모를 차례차례 심어나갔습니다. 처음 모내기를 해보는 학생들은 맨발에 닿는 차가운 감촉에 놀라기도 하고 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흥겨운 노래에 몸을 흔들기도 하면서 손발을 하나 둘 맞춰나갔습니다. 또 미국에서 체험학습으로 홍동중학교를 방문한 학생(중학교 1학년)도 이 행사에 참여하여 특별한 경험을 함께 나누었다고 하네요.

올해로 7년째 홍동중학교 손모내기 행사에 자신의 논을 내주고 있는 최문철 님은 “오늘은 아이들은 모를 심는 날이면서 동시에, 우리 마을 아이들을 논에 심는 날이기도 해요. 두어시간 동안 허리를 굽혀서 모를 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허리도 아프고 힘든 일이지만, 한 몸처럼 움직여서 큰 논에 모내기를 해낸 경험은 우리 동네 아이들이 공유하는 독특한 경험이잖아요. 즐거움 추억으로 마음에 심겨지면 좋겠습니다.”고 소감을 얘기했습니다.

매년 빨라지는 학생들의 손! 오전에 손모내기 행사를 마무리하고 오후에는 학생회에서 주관한 ‘작은 체육대회’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무학교 전공부, 포트묘 싣고 이앙기 출동

 

 

 

풀무 전공부는 올해도 수업의 일환으로 운월리 갓골에 위치한 학교 논을 지난 6월 1일과 2일, 손모내기 했습니다. 마을 풍물패의 풍년을 기원하는 공연으로 흥겹게 시작을 열었습니다. 학생들 뿐아니라 동네 주민들도 함께 참여하여 손모내기를 했습니다. 막걸리도 나눠 마시면서 즐겁게 마쳤습니다. 이번 모내기에는 청계자유학교에서 농활온 9학년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전공부는 올해 포트묘로 모내기를 했는데요. 전공부 논 이외에도 원하는 지역주민분들을 대상으로 2주 정도 교사와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이앙기로 포트묘 모내기를 진행했습니다. 팔괘리 하우스에서 주형로 님이 육묘에 힘써주신 포트묘 5천 판을, 전공부 이앙기로 금평리와 운월리 논의 친환경농가 15가구에 심었습니다. 포트묘는 산파해 키운 모에 비해 뿌리 내리는 것이 빠르고 심긴 모들 사이 간격이 넓어서 제초작업도 수월하다고 하여, 포트묘를 시범 재배하여 모내기하게 됐답니다.

 

홍성씨앗도서관, 토종벼 모내기

 

 

6월 6일에는 홍성씨앗도서관에서 ‘토종벼 모내기’를 진행했습니다. 단체 일꾼이 적은 탓에 모를 심는 손이 모자라 몇 주 전부터 모심기를 함께 할 분들을 모집했었는데요. 지역 주민분들과 풀무학교 고등부 학생들, 강화도 산마을고 인턴 학생들, 서울에서 내려오신 분 등 총 10명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이날도 모내기 시작 전에 마을 풍물패가 흥겨운 가락으로 응원해주었고, 갓골 근처의 계단논에서 4가지 품종의 토종벼(버들벼, 자광도, 자치나, 조동지)를 심었습니다. 한 논에 여러 품종을 심다보니, 혹여나 모가 떠내려가지 않도록 조심스레 하나하나 정성들여 심게 되었답니다. 모를 심다가 갑자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도 했지만, 오히려 선선한 날씨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심을 수 있어서 좋다며 서로를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또 10월에 잘 익은 토종벼를 갈무리해서 색색깔의 토종쌀로 다시 수확의 기쁨을 나누자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모내기를 마치고 나서 식당 ‘행복나누기’의 후원으로 맛있는 점심식사를 먹은 뒤, 새롭게 만난 반가운 인연들에 감사하며 진한 포옹을 나누면서 ‘토종벼 모내기’ 번개모임을 마무리했습니다.

 

 

홍동농협, 오리와 우렁이 방사 한창

 

 

 

홍동농협 친환경작목회는 모내기를 마친 친환경작목회원들 논에 새끼오리와 우렁이를 넣으러 다니느라 한창입니다. 친환경적인 제초를 위한 오리농법과 우렁이농법 때문이지요. 그래서 모내기철이 끝나는 6월 중순 이후에도 계속 바쁠 예정이라고 합니다.

논에 물대기가 어려워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1주일 정도 모내기 시기가 늦춰진 올해는, 무엇보다 가뭄 때문에 물 공급이 어려워 모내기 이후가 더 문제라고 합니다. 특히 우렁이농법의 경우 수온이 높아지면 우렁이 폐사율이 높아진다 하여 더욱 걱정이라네요. 기우제라도 지내야하는 게 아닌가 싶은 요즘입니다. 

 

글: 《실통신》 문수영, 정영은 / 사진: 《마실통신》 문수영, 주형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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