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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돈은 다른 삶을 가능하게 한다

홍성지역화폐거래소 '잎' 여는 모임

 

 

'지역화폐'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국가에서 발행하는 화폐와 달리, 특정지역 내에서 유통되고 이자 없이 누구나 발행할 수 있는 돈을  '지역화폐'라고 부릅니다. 대안화폐라고 하기도 합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지역의 모아’, 경기도 성남시의 성남사랑상품권’, 대전 지역 공동체인 한발레츠에서 발급하는 두루등 기존의 화폐제도에서 벗어나 지역 공동체 안에서 삶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나누고 순환하는 지역대안화폐 관한 다양한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001년부터 홍성에서는 지역화폐 도입에 관한 여러 논의가 있었습니다. 2011년 ()지역화폐모임을 결성하면서 홍동거리축제에 실물지폐 시범 사용, 동네마실방 뜰과 연계하여 실물지폐 시범 유통을 거쳐 2014년에는 지역센터 마을활력소 주관으로 지역화폐 이 정식 발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장소가 많지 않아 지역 내의 거래수단으로 활성화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지난해 매주 화요일 녹색평론을 읽는 모임에서의 구성원들이 지역화폐를 주제로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역화폐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역화폐거래소를 구상했습니다. 지역 내에서 지역화폐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늘리고, 단순히 돈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서서 지역화폐를 통해 지역 농산물, 재활용품, 노동, 재능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연결하는 공간을 만들기로 한 것이죠. 올해 초, 녹색평론읽기모임에서 출발한 지역화폐활성화모임은 8명의 준비위원을 꾸려 가맹점 및 지역화폐 사용단체 확보와 지역화폐거래소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627() 저녁 730, 홍동밝맑도서관 1층 아고라방에서 '홍성지역화폐거래소 잎'(이하 지역화폐거래소 잎‘) 여는 모임이 열렸습니다. 이 날 행사는 8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요. 먼저 1부에서는 화폐제도를 다시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EBS다큐프라임 자본주의 1<돈은 빚이다> 영상을 함께 보았고, 다음으로 지역화폐가 무엇인지, 지역화폐거래소 잎의 설립 취지와 운영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역화폐거래소 잎은 기본적으로 지역화폐 '잎'을 발행하고, 유통하고, 환전하는 역할을 하며, 또 연회비 1만원을 납부하고 회원이 될 경우 회원간의 제공할 수 있는 재능과 제공받고 싶은 재능을 서로 연결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재능나눔 목록에는 재활용품, 농산물, 노동력, 함께 하기, 반찬 제공, 콜택시, 생일날 오카리나 연주 등 다양한 꺼리들이 나왔습니다.

 

 

이어서 2부는 시골에서 영감을 찾는 음악모임(이하 시골영감’)의 축하공연으로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꾸려졌습니다. 무엇보다 이 날 행사에서 가장 뜨거웠던 순간은 '지역화폐 기본소득 추첨' 시간이었습니다. 장길섭 준비위원은 "최근 경향신문에서 경기도 성남시의 청년 기본소득 지급 이후 설문조사 내용을 다뤘는데, 95% 이상이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면서 "지금의 화폐시스템은 특정 소수가 독점하는 형태인데, 지역화폐 기본소득은 지역 공동체의 공유자산을 나누는 것으로 청년들이 마을에서 정착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행사를 진행하기 이전에 기본소득을 신청한 회원들의 이름을 작성하여 추첨 사다리표를 만들었는데요.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행사장에 참석한 사람들이 함께 사다리표를 그렸답니다. 그런 다음, ‘40대 미만’, ‘40대 이상두 팀으로 나누어서 각각 5명씩 총 10명의 기본소득 추첨자를 선정했습니다. 지역화폐거래소 잎에서 일하는 실무자 활동비가 기본소득 방식을 통해 소정의 지역화폐로 지급하기 때문에 40대 이상 팀은 3명을 추첨했습니다.

 

 

40대 미만 팀의 기본소득 추첨자는 백광현 님, 정선욱 님, 이수민 님, 이예이 님, 따와 님이 선정되었는데요. 이예이 님의 부재로 배우자 따와 님이 마지막 사다리를 골라주셨는데, 본인이 직접 본인을 뽑게 되어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과 환호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40대 이상 팀은 정경남 님, 한태숙 님, 주은성 님이 선정되었습니다. 홍성읍에 거주하는 주은성 님은 "여기 오면서 홍성읍에서 한 명 나와야 된다고 했었는데, 기대 안 했지만 너무 기쁘다"며 "오늘 맥주를 사겠다.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지역화폐거래소 잎은 홍성읍에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며, 이 공간은 개인회원간의 거래장소이자 소모임, 단체의 요청에 따라 대관을 하여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풀무학교생협(홍동면), 행복나누기 식당(홍동면), 동네마실방 뜰(홍동면), ㅋㅋ만화방(홍동면), 생미식당(장곡면), 카페 띠앗(장곡면), 옷가게 뱅뱅(홍성읍), 홍성클라이밍센터(홍북면) 등 24개의 가맹점 및 사용처를 두고 있으며, 가맹점은 환전소의 역할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가맹점이 추가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실무자 조경희 님은"집집마다 잠자고 있는 물건들을 거래하는 장소로도 활용하려 한다. 거래의 매개 역할을 지역화폐로 하는 것"이라면서 "온라인의 인터넷 다음 카페 '홍성지역화폐거래소 잎'에 물건들을 올려놓으면 구매할 분과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글/사진: 《마실통신》 문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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