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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오면 늘 설레며 기다리는 홍동천 벚꽃입니다. 홍동에 산 지 햇수로 9년째인데, 일제히 만개해 흐드러진 모습은 몇 번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올봄은 매일 매일 홍동천 길을 따라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걷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마스크를 끼고 홍동천에 나갔다가 꽃구경을 겸해 산책하러 나온 반가운 이웃들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자동차들도 드라이브 스루로 꽃구경을 하며 천천히 지나갔습니다. 평소처럼 걷기 운동하러 나온 동네 어르신의 모습도, 천변에서 풀을 뜯는 염소도 가득 피어난 벚나무와 함께하니 낭만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여러 날 동안 뜨고 지는 해 아래 곳곳의 풍경을 따스하게 비춰준 벚꽃을 보며 친구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예쁜 길을 함께 걸었던 사람, 지금 함께 걷고 싶은 사람. 천천히 발맞추며 감탄을 나누고, 사진을 찍고, 귀 뒤에 꽃도 꽂아보고, 봄에 대한 오만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

 

 꽃 아래 반짝거릴 친구를 생각하며, 유난히 아름다웠던 2020년 우리 마을 벚꽃을 담았습니다.

 

/사진: <studio H> 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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