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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이.홍성이를 보내며...

많은 사람들 도움 덕분에 예산이 홍성이를 잘 보냈습니다.

마을 사람들과 모여 정든 예산이 홍성이를 잡을까 말까 논의도 해 보고 싶었고 잡게 되더라도 거리축체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예산이 홍성이가 우리에게 온 의미를, 생명을 대하는 자세를, 공장식 사육에 대해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했지만 뜻하지 않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서 저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방목하는 돼지들을 일찍 도축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환경연합 회원분들과 도움을 주신 분들을 모시고 조촐하게 예산이 홍성이 보내는 마지막 의식을 치뤘습니다.

잔반을 먹이려해도 먹지 않아서 결국은 사료를 먹이고, 아프리카 돼지열병 때문에 잔반이 금지되어 쌀겨와 비지를 구해다 먹이고, 조금이라도 저녁을 늦게 주면 전력 질주로 달려와 밥 달라고 떼 쓰던 녀석들입니다. 공장식 사육이 아닌 대안적인 축산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데려온 생명들. 얼마되지 않지만 그에 대한 책임감들. 슬프지 않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갑자기 도축하는 날짜를 앞당겨야 했을 때, 그래서 비지를 다 먹이지도 못하고, 좋아하는 호박을 먹이지도 못했을 때 그리고 여산이홍성이가 더이상 땅을 파지 못 한다는 생각을 했을 때 미안했습니다. 괜히 키웠다는 후회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안한 감정 이후에 이 녀석들에게 받은 선물들을 생각하니 고맙기도 하고 그래서 마지막을 잘 보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동물을 키워서 먹는다는 것에 대해서, 생명을 먹는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고 고마워할 수 있다면 이 녀석들이 왔다간 의미를 다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그 의미를 다 해준 것 같습니다.
예산이 홍성이가 왔다 갔다고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공장식 사육이 해결된 건 아니지만 그만큼의 무게를 남겨 놓고 간 것 같습니다.
하늘에서 예산이 홍성이가 내려다보며 땅을 파고 있을 것 같습니다.

혼자였으면 못 해냈을 것 같습니다.
집짓고, 밥주고,풀주고..마지막까지 도와신 분들, 그리고 마음으로 응원해주신 분들,
도움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글: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신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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