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를 떠올리자!
[현장중계] 마을기록학교⑥ ‘마을신문 제작과정 이해’
이날 강의는 먼저 “마을신문을 왜 만들까요?” 라고 질문을 던지며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욕구’ ‘알리고 싶은 것이 있어서’ ‘마을 정보를 공유하려고’ '함께 만드는 재미' '마을의 역사를 기록하려고' 등의 이유를 들었다. 정영은 편집장은 "마을신문 제작을 배우기에 앞서, 각자에게 마을신문의 의미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 참석자는 “《마실통신》을 읽으면,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에 내가 속해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꼼꼼히 읽게 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참석자는 “마을의 모든 일을 기록할 수는 없는데, 마을신문에서 일단 체로 한 번 걸러진 기록들이 남는다. 이후에 시간이 지나 자료를 찾아볼 때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서, 정영은 편집장은 《마실통신》을 예로 들어 실제 마을신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했다. 홍성군 홍동면의 마을신문인 《마실통신》은 2010년 “여러 지역단체 간 네트워크를 활성화해서 지역 소식을 공유하자” 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뉴스레터로 시작했고 작년부터 오프라인 인쇄물로 나왔고, 올해부터는 월 2회씩 인쇄물과 온라인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다. 지역의 초, 중, 고를 비롯한 지역의 학교에 가정통신문으로 배포하는 것뿐만 아니라 면사무소, 병원, 식당 등에 배포하기 위해 매호마다 1천 부를 찍어낸다.
그는 마을신문 제작에 대해 '기획 → 취재/기사 작성 → 편집 회의/디자인/인쇄 → 배포' 의 단계로 이루어지는 협업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지역밀착형 이슈나 문화/교양 정보 등등 마을신문에 실리는 내용의 여러 유형을 소개했다.
기획 단계는 지면의 크기, 미리 지면 수를 정하여 기삿거리를 자유로이 논의하고, 취재 계획과 역할 분담 등을 정한다. 취재와 제보 등을 종합하여 기사들이 모이면 다시 편집회의를 한다. 지면 배치를 통해 중요한 기사와 사진 등의 위치를 정하고 지면에 맞게 분량을 조절하기도 한다. 디자인을 통해 배치가 완료되면 교정교열을 본 뒤, 인쇄소에 넘긴다. 그리고 신문이 나오면 배포한다. 정영은 편집장은 "마을신문의 경우 더욱이 직접 만나 반응을 들을 수 있고 마을신문을 소재로 이야기가 오가기 때문에, 배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마실통신》은 현재 마실통신 팀원과 마을인턴 한두사람이 배포를 도와주고 있지만, 더 많은 마을 분들이 배포에 참여하게 되면 더 풍성한 기삿거리가 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접 '기획'해보는 순서. 기획에 앞서 소재 찾기를 위하여 ‘마을 자원 조사'라는 방식으로 마을 탐구 시간을 가졌다. 정영은 편집장은 '마을자원'은 마을의 자랑거리나 혹은 개선할 사항, 호기심이 생기는 이웃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이 마을 자원의 종류, 이름, 위치, 특징을 중심으로 각자 정리해본 뒤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함께 찾아본 '마을 자원'에는 풀무학교에서 수십년째 열리는 축제 ‘풀무제’, 동네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 동네 반려견들, 마을의 단풍놀이 명소, 마을의 교육농장, 지역주민들이 잘 모르는 마을 시설 등등이 나왔다. 여기서 나온 기사들을 쓴다면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어떠한 방식으로 소개할 수 있을까 등등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취재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육하원칙 익히기. 정영은 편집장은“기사를 쓰기 위한 모든 과정과 활동이 취재”라면서 취재를 위한 사전 준비를 강조했다. 미리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하면서 ‘제12회 홍동거리축제’를 취재한다고 가정하고, 같이 취재 계획을 세워보기도 했다. 또 “기사는 보여주기 위한 것이니, 학생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간단하게 써야 한다"면서, 명확한 정보 전달을 위한 '육하원칙'을 소개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이 여섯 가지를 뜻하는 육하원칙에 대하여, 그동안 《마실통신》에 실렸던 기사 몇 개를 예시로 함께 보면서, 어느 부분이 육하원칙 각각에 해당하는지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정영은 편집장은 "의외로 마실통신에 보내오는 소식들을 보면 '왜'가 빠진 경우가 많다"면서 "행사의 취지와 목적인 '왜'가 들어가야 '그 행사에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기획서를 바탕으로 직접 간단한 기사를 써보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육하원칙'에 유의하면서 간단한 기사를 쓴 뒤 서로의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마지막으로 강의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글을 쓸 때 내 생각만 쓰지 말고 육하원칙을 떠올리면 상대방에게 전달이 잘 될 것 같다. 육하원칙을 원칙삼아 글 쓰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내가 산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스토리텔링을 해보고 싶었는데 기사를 배우면서 연결되니 재미있다" 등의 다짐과 느낌을 이야기했다.
다음 강의는 10월 28일(토) 오후 4시, 마을활력소 1층에서 “다양한 기사쓰기 노하우와 SNS/스마트폰 활용법”에 관한 주제로, 주간지 《한겨레21》 김완 기자가 강사로 온다. 김완 기자는 강의에 앞서 원고지 8매 분량의 ‘마을’, 혹은 ‘소통’에 관한 글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써올 것을 미리 숙제로 냈다. 현직 기자의 '쉬운 글쓰기 특강' 에 관심있는 분들이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
글_《마실통신》신민하, 사진《마실통신》 주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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