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리 반교마을 조권영 이장님 만나다

 

이번에 만나 뵌 이장님은 신기리 반교마을 조권영 이장님입니다. 마을에 대한 열정이 많으신 이장님과의 인터뷰는 두 시간 넘게 이어졌답니다.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Q. 반교마을은 마을주민 참여사업이 다양하다고 들었습니다. 소개해주세요.

우리 마을은 마을의 문화로 마을을 만든다는 생각을 발전시켰는데요. 외부의 힘을 요청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문제와 필요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 이장일 시작하면서 마을 묵은 밭에다 마을공동작업으로 수수를 함께 심었습니다. 어르신들이 제일 잘 하시는 게 농사짓는 일아닙니까. 수수 농사 수익금으로 국화 모종을 사서 마을 곳곳에 함께 국화를 심었습니다. 우리 마을 경관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 국화모종을 함께 심고 가꾼 일은, 이후에 마을축제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또 고령의 마을 분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마을 할머니들에게 무엇을 하면 여생을 재미나게 지낼 수 있을지 여쭙고 나서, 그림 그리는 동아리 할매 화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이후 그림은 처음 그리신다는 할머니들이신데요. 그림을 통해 마음의 치유를 얻기도 하시고 공동작업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십니다. 사소한 활동이지만 마을 할머니들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을 할머니들 활동에 자극 받으신 할아버지들도 할배 목공이라는 동아리를 만들어서 목공활동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계십니다.

대부분 마을문화 활동이 외부 지원으로 시작했다가 외부 지원 끊기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나 우리 마을처럼 스스로 재미있는 일을 찾고 주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애착을 갖게 되고, 그러면 새로운 마을문화가 형성됩니다. 그 마을문화는 쉽게 바뀌거나 사라지지 않습니다.

 

Q. 이장 업무 보신지 8년 되셨다고 했는데, 기억나는 일이 있으세요?

제 임기가 내년까지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장 일을 보는 것에 주민 분들은 만족하시는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올해 초 총회 때 저의 이장업무평가를 주민들에게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오고 마을 새마을지도자님이 사회 보셔서 투표했는데, 85% 주민 분들이 만족하신다고 평가하셨습니다.

저는 마을이장의 역할이 마을에서 발생하는 민원 처리해주는 일 뿐만 아니라, 주민들 삶의 질을 챙기는 것도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마을운영이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마을이 45가구 되는데요, 반별로 가구수 비례해서 추천을 받은 마을 개발위원이 스물한 분입니다. 이분들과 매달 15일에 개발위원회 회의를 합니다. 개발위원회 회의 전에는 반드시 마을봉사활동 하고 식사한 뒤에 회의를 진행합니다. 마을사업의 순위를 정할 때도 개발위원들과 충분히 협의하여 사업내용을 만들고, 총회 때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이런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서 마을 사업을 하다 보니 합의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결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뒤에서 말하지는 않습니다.


Q. 반교마을에도 이주해오신 분들이 계실 텐데요. 마을에 잘 적응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1~2년 사이에 10가구 정도 이사를 오셨는데요. 우리 마을은 이사 오신 분들에게 한 가지 강조하는 게 있습니다. “인사를 잘 합시다!” 관계는 인사로부터 시작하는데 마을 어르신들도 처음 보는 분들이 반갑게 인사하면 대체적으로 인사성도 밝고 사람들 참 괜찮은거 같아하시며 호의적으로 대하실 때가 많더라구요.

우리 마을은 새로 이사오시는 분들에게 마을 발전기금 같은 금전적 요구를 일체 하지 않습니다. 요새 그런 부분이 참 문제인데요. 점점 시골 마을에 사람들이 없는 게 큰 사회적인 문제잖아요. 우리 마을에 함께 살러 온 자체가 고마운 일인데, 거기다 금전적인 요구를 한다는 게 맞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새로 이사온 분들과 함께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마을 문화센터에서 꽃차 만드는 동아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참여한 분들이 참 좋아하시고, 동아리 꽃차 동아리 하면서 이사온 분들과 원주민 분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마을 일도 함께 의논합니다.

 

Q. 끝으로, 홍동에 귀농/귀촌하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소통하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귀농/귀촌하신 분들이 참 재주들이 많으세요. 그런데 정작 그분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거 같아요. 소통하면서 갖고 있는 재주를 마을 사람들과 나눈다면 원주민 분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일들이 많아지고 가깝게 지내게 되지 않을까요.

 

/사진: 마실통신이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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