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돋보기] '마을 정원'을 가꾸는 마을 정원사들
홍동면 운월리 풀무학교생협(갓골 작은가게) 앞뜰에서 색색깔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눈에 익은 수선화부터 이름모를 꽃들도 하나둘씩 화사하게 피어오릅니다.
빵을 사러 오가면서 생각하곤 합니다. 사시사철 아름답게 정돈되어 있는 이 정원은 누가 가꾸는 걸까? 학교생협 직원들이 빵 굽는 틈틈이 나와서 김도 매고 꽃도 심는 걸까?
그러던 어느 봄날, 학교생협 정원 한켠에서 풀을 뽑고 있는 누군가를 발견했습니다.
그분은 이예이 님(원천리 거주)! 내내 밭에서 김매다 지쳐, 잠깐 한숨 돌릴 겸(?) 생협 정원에 나와서 또 김매고 있었다네요.
올해 학교생협 정원을 가꾸고 있는 예이 님에게 그간의 궁금증을 해결해보았습니다!
여기 정원을 관리하시나요?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제가 풀무학교 전공부 다닐 때부터 생협정원이 무척 아름다워서 여기서 일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식물이나 정원일에 대해선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전에 원예조합 가꿈에서 일했던 게 정원에 관심가진 계기가 되었어요. (지금은 농업연구소 공생공락 일에 참여중)
또 여럿이서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변 몇몇 마을 분들에게 함께 정원도 공부하고 가꿔보자는 제안을 하게 됐어요. 저희가 정원에서 일하는 거 보시고 같이 하고 싶다면서 하나둘씩 오시다보니 지금은 5명 정도가 함께 하고 있어요
그럼 풀무학교생협 일을 돕는 건가요?
그렇다기보다는, 그냥 생협정원을 가꾸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거겠죠. 풀무학교생협에서도 '생협 정원은 마을 사람들이 가꾸는 마을정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꽃이나 채소모종 구입 같은 정원관리 재료비 일정부분을 생협에서 지원해주세요.
매일 나오시나요?
다같이는 일주일에 한번, 목요일 오후에 만나서 같이 정원 일을 합니다. 그 외에는 각자 짬날때 틈틈이 들려서 하고 있고요. 저희 말고도 여러 마을 사람들이 조금씩 정원을 돌봐주세요.
지난달, 함께 채소모종 심는 모습(정원모임 이예이 님 제공)
정원모임은 어떤 활동을 하세요?
올해 초 처음 모였을 때는 겨울어서 그때는 시간도 많고 포부도 컸어요. 하하. 정원 설계도도 그리고 마음에 드는 꽃 사진도 모으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꽃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배치라던지 색감이라던지 공부해야할게 의외로 많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올해는 생협정원의 아름다움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면서, 1년 동안 정원의 변화를 잘 살펴보기로 했어요. 지금까지 생협정원를 가꿔주셨던 다른 많은 주민분들 덕분에, 지금 있는 것들만 잘 관리해주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지금 심겨있는 식물들에 대해서도 모르는 점이 있으니까요.
겨울엔 식물과 정원에 대해서 나름대로 공부를 하고, 초봄엔 여러 가지 꽃씨들을 파종했어요. 여기저기 나있는 식물들을 한 데 옮겨서 심는 일도 했고 요즘에는 김매기를 하고 있어요.
같이 정원일 하면 좋은 점이 뭘까요?
일단 정원일을 혼자하면 좀 심심하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여럿이서 수다떨면서 하면 훨씬 재미있고요, 또 여럿이 하니까 아무래도 일한 티가 팍팍 나서 성취감 생기고 좋아요. 아참 생협에서 맛난 참도 주셔서 참 좋아요. 하하.
마을정원소식을 만드셨네요? 매달 나오는 건가요?
네. 4월부터 매달 게시물을 모임에서 만들려고 해요. 외국의 경우는 '커뮤니티 가든'에 누군가 의자를 기증해주거나 꽃을 후원해주고 그러면 게시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지난달에 근처 주민인 이재자, 이승진 할머님이 집앞 뜰에 있던 수선화 모종들을 생협정원에 많이 나누어주셨어요. 이런 내용들을 생협 정원을 오가는 분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정원이야기를 매달 게시하려고 합니다. 각자 자기집 정원에 너무 많이 난 꽃들 있으시면, 언제든 저희한테 나눠주시면 되요. 하하.
그래서 꽃모종이나 씨앗, 의자, 혹은 정원 곳곳에 필요한 것들을 마을 사람들끼리 서로 나누었으면, 해요. 그렇게 서로서로 가꾸어가면서 생협 정원을 '마을 정원'으로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어요.
그동안 했던 활동 중 기억나는 일이 있는지?
저희가 종지제비꽃 모종을 이웃에서 조금 얻었거든요. 그런데 조금 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그 꽃을 가지고 있는 근처 다른 분의 정원 소식을 듣게 돼서 또 얻게 되기도 하고요. 다른 친구는 홍동 미용실 앞에 핀 팬지꽃을 얻어오기도 했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는 생협 정원에 해바라기를 심었거든요. 그런데 심고 많이 남아서 어찌할까 했는데 정원 모임 친구들이 마을활력소 앞에 심자고 이야기를 해서 남은 꽃모종들을 가지고 활력소에 출장을 가기도 했어요. 하하
앞으로 마을정원 활동에서 가장 기대되는 게 뭘까요?
저희가 학교생협 지원을 받아 조금씩 모종을 사기도 하고, 저희들이 꽃씨들을 뿌려 심기도 하거든요. 지난달에 아게라텀, 델피늄, 플록스 등을 심었어요. 심고 있는 꽃들이 대부분은 실제로는 본 적이 없는 것들이에요. 나눔 받은 씨앗을 파종해서 심기도 하는데 심지어 어떤 꽃들은 무슨 색으로 필지도 몰라요. 그래서 나중에 어떤 모습으로 피어날지 생협정원에 잘 어울릴지 궁금하고 걱정되고 기대되고 설레고 그래요.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약'이 피어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함께 하고싶은 분들은 목요일 오후에 생협정원으로 오세요~!
글: 《마실통신》 정영은 / 사진: 《마실통신》 문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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