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사람들]
꽃상여 타고 하늘나라로 가신 99세 어르신
얼마전, 김애마을 최고 어르신이자 홍동면에서 남성으로 최고령자이신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올해 99세이십니다. 꽃상여를 타고 하늘 나라로 가셨어요. 장수하셔서 그런지 슬프기 보다는, 먼 길 떠나는 어르신을 다함께 잘 배웅해드리는 느낌이었어요. 이번에 저도 상여를 멜라고 했는데 고인 가시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여, 아쉽게 매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귀농해서 동네에 여러 꽃상여 장례식을 갔었지만, 상여를 메지 못 한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어릴 적 살던 동네에서도 어르신이 돌아가시면 마을 장례식으로 치르면서 꽃상여가 항상 등장했었지요. 제가 홍동으로 귀농한 첫 해, 1년 동안 4번이나 꽃상여를 멘 적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예전처럼 꽃상여를 보기 드뭅니다. 장례문화도 간소화 되고 있지요. 저희 동네도 이번에 오랜만에 꽃상여가 등장했습니다.
꽃상여 타고 떠나신 어르신을 떠올리면, 한 동네 살면서 지나는길에 차로 몇 번 태워드린 기억이 납니다. 그때마다 “아이구 고마워. 자네는 어디 살어.” 하셨지요. 제가 “ 저 경상도 아주머니 사는 집에 살어유~”하면, 어르신은 “어 그려. 자네가 이사 온 뒤로 열리지 않던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렸어. 자네 복 많은 사람이여”라고 말씀하던 게 생각나네요.
어르신~ 저 볼적마다 복많은 사람이라도 늘 말씀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답니다. 그런데 어르신 어떡하죠. 어르신이 떠난 뒤로, 저도 살던 경상도 아주머니 집을 떠나서 마을 뒤편으로 이사를 갔어요. 지금 그 집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이사왔어요. 그집 감나무에 감이, 제가 살 때보다 더 주렁주렁 열려야 하는데.... 모쪼록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글/사진: 김애마을 손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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