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 마을기록학교② "기록물 분류/정리, 나무보다 숲을 먼저"

 

921() 저녁 630, 지역센터 마을활력소 1층에서 <마을기록학교> 2강 '기록물 관리방법(1) 마을기록물 분류와 정리'가 열렸다. 지난 주 첫 강은 마을기록에 대해서 어떠한 태도로 접근해야 할 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었다면, 이날 두 번째 강의는 아카이브라는 개념, 아카이브의 기본단위인 '컬렉션'에 대하여 공부했다. 이번 강의 역시 한신대학교 기록관리대학원 이영남 교수님을 모시고 진행되었다. 이날 수업은 지역단체와 대학도서관이 손잡고 아카이빙할 수 있었던 뉴욕의 롱아일랜드 지역 '허스토리 컬렉션' 사례를 예로 들어 기록물 분류와 정리방법에 대하여 배워보았다.

 

아카이빙(archiving), 기록을 기록하다. 어쩌면 개념자체도 생소할 수 있겠다. 단순히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는 과정을 기록해서 이를 수집하고 평가, 분류해서 정리하고 그 과정을 기술한 자료까지 보존하여 활용하려는 자에게 제공하기에 이르는 모든 과정. 가령 홍동면민체육대회를 기록한다고 치자. 단순히 사진을 찍거나 모으는 것 뿐 아니라 당시 배포된 리플렛, 현수막, 참가자의 후기, 프로그램, 녹화영상, 사용된 물건들 모두가 기록물이 될 수 있다.  


공통적 특성을 지닌 자료들의 집합인 컬렉션(collection)을 소개하면서, 이영남 교수는 아카이빙(기록관리)의 기본인 '컬렉션' 개념의 이해를 통해 마을기록의 수집과 정리를 위한 이미지를 상상해보자고 제안했다. 수집된 기록물을 어떠한 기준으로 분류하여 정리할 것인가, 그것을 아카이브(기록관리)의 기본단위 컬렉션을 구성하는 요소를 통해 익혀보자는 것이다. 그는 "아카이브(기록관리)는 컬렉션을 수집-평가-조직-보관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도서관이 책을 모은다면, 아카이브는 컬렉션을 모은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카이브의 벽돌이라고 할 수 있는 '컬렉션'을 구성하는 방법론에 대해 설명했다. ”기록이 유래한 출처별 정리와, 원래 기록이 가지고 있는 질서를 유지해야한다는 출처주의 원칙이 있다“고 소개하고, 이어서 나무보다는 숲을 먼저 보여주자는 방법론인 '컬렉션-시리즈-파일-아이템'에 이르는 계층관리법과 집합기술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덧붙여 컬렉션작업을 하려는 이들에게 '혼자서 하기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파라텍스트(기록 외적인 부분) 역시 즐기며, 나중으로 미루기보다는 지금 직접 하기'를 권하면서 경기도 느티나무 도서관의 아카이브 워크숍 등을 소개했다.


또 그는 ”좋은 사례를 보고 한번 전 과정을 쭉 따라해 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하며, 미국 연수 기간중에 우연히 알게 된 연구자를 통해 방문/참여한 허스토리 워크숍 컬렉션’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했다.  허스토리 워크숍은 페미니스트 작가운동을 하던 에리카 던컨이 미국 롱아일랜드 지역에서 시작한 워크숍이다. 롱아일랜드 지역은 여성교도소가 있고 이주민이 많았다. 에리카 던컨은 가난하고 소외된 여성을 중심으로 자기 삶을 기록하는 글쓰기 워크숍을 진행한다.

'자기 삶에 관철된 사회모순을 이해하고 정리하면서 이들은 자신감을 얻었다'는 이 워크숍은 이천여명의 여성들이 거쳐갔다. 이윽고 10년 뒤, 이 워크숍을 이끌었던 <herstory writers workshop> 단체는 이들이 활동한 자료들을 주립대학도서관에 기록물로 기증하게 된다스토리브룩 대학은 이 자료들을 스페셜 컬렉션의 하나로 공식관리한다. 이것이 롱아일랜드 스페셜컬렉션들 가운데 <허스토리 라이터스 워크숍 컬렉션>이다. 이 자료들은 미리 신청하기만 하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이영남교수는 직접 스토니브룩 대학으로 찾아가 열람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기술서를 기준으로 원하는 기록물을 찾아내는 방법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 교수는 국제 기술표준 ISAD(G)에 따른 기록물 기술서 작성법과 작성 예시를 설명하면서 최근에는 구글링 등 키워드를 중심으로 검색하는 방법이 익숙하다. 그러나 키워드를 검색하면 기록물의 출처와 앞뒤, 맥락이 사라진다. 책은 키워드로 검색해도 책이라는 출판물 자체로 논리가 있어 맥락을 이해할 수 있지만, 기록물들은 그렇지 않다. 논리와는 상관없이 필요에 따라 모으고 작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구글의 편리함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수집 기록물에 대한 안내를 담은 '기술서' 검색을 통해 기록물을 찾는 것이 아카이브 문화에 더 적합하고 강조했다.


이날 강의가 끝나갈 무렵, 한 가지 숙제도 내주었다. 오늘 소개된 허스토리 라이터 워크숍 컬렉션의 8개 시리즈와 기술서 등을 다시한번 설명하면서, 실제로 기록물을 분류/정리하여 컬렉션과 시리즈를 구성해보자는 실습이었다. 기록물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 분류 기준을 세워보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제14회홍동면민체육대회의 사진 기록물을 가지고 컬렉션과 8 종류 시리즈로 분류하여 구성해오기로 했다.


다음 <마을기록학교> 강의는 928() 마을활력소 1층에서 '기록물 관리방법(2): 마을 기록물 공유 방법'에 관한 주제로 이영남 교수와 진행한(*문의: 010-8799-5879 )

 

_《마실통신》신민하 / 사진_마실통신》주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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