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돌봄·공유자산' 집중토론 열려

[현장중계] ③ <2017 우리마을발표회> 셋째날 : 60분 토론

 

*녹취/정리: 《마실통신》 정영은 walkwith1@gmail.com   *사진: 《마실통신》 정영은/윤영선

 

<2017 우리마을발표회> 셋째날인 2월 10일은 올해 지역내에서 함께 논의할 과제를 집중하여 이야기나누는  ‘60토론’ 시간으로 꾸려졌다. 60분 토론은 올해 마을에서 새롭게 시도해볼 만한 주제를 논의한다. 


이날 ‘60분 토론’의 주제는 ①노인돌봄 ②마을공유자산 등 총 2개 분야로,  40여명의 지역 주민들이 참석하였고 둥글게 둘러앉아 논의하는 라운드테이블 형태로 진행됐다.


첫번째 주제인 ‘노인 돌봄’은 우리동네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훈호 원장(홍성우리마을의료생협 이하 ‘의료생협’)이 토론을 이끌었다. 의료생협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역내 홀로 계신 어르신들에 대한 돌봄 활동들에 대해 여러차례 조합원들과 공부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가지면서 올해 관련 사업들을 계획중인 단계라, 우리마을발표회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이훈호 원장은 시작에 앞서 <나, 다니엘 블레이크>라는 영화의 한 장면을 소개했다. 주인공이 평생 목수라는 전문직으로 살다가 심장병을 얻어 일을 못하게 되면서 갑자기 무능력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내용을 예로 들면서,일반적으로 노년과 노인에 대해 갖는 편견에 대하여 얘기를 꺼냈다.

또 그는 ‘과연 노인의 기준이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노화에 따른 신체적인 변화에 대해 이해하고, 노년화 되어가는 과정도 사람마다 다양하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그리고 “노년에 접어들면 새로운 지위와 역할을 이해할 수 있는 관계망이 중요하다”면서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져가는 과정에서의 노년에 대하여 의미를 생각해보자”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원장은 ‘은퇴’와 ‘독거’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역할 상실에 따른 사회적인 소외 과정이 발생하는 현상을 이해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가족과 친구 이웃 등 지인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그들이 어떻게 지지해주느냐에 따라 노인들의 자존감이 높아지고 생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훈호 원장의 발표에 이어,  참석자들은 ‘나는 이러한 노년을 보낼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각자 돌아가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40대의 A씨는 “특별히 노년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지금 닥쳐 생각해보니 어렵다”면서 “젊은이들과도 동무처럼 지낼 수 있는 노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고 20대 B씨는 “튼튼한 치아와 허리를 지니고 흰머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기본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돈을 벌고 싶다”고 밝혔다.

30대 C씨의 경우도  “기본소득을 받으면서 보내고싶다”면서 “생활기술들을 잘 익혀놓아 마을의 친구들과 서로 도울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행복한 노년을 보내려면?


이에 이훈호 원장은 “경험과 문제해결력이 뛰어난 노년층과 적응력과 순발력이 좋은 청년층끼리 서로 소통을 많이 하게되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될 것”이라면서 “지역내 어르신들의 생애 전반적인 조망을 할 수 있도록 어르신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며 지난해 마을에서 열린  우리마을 허스토리나 자기 역사쓰기, 씨앗마실 등을 예를 들었다. 어르신들이 경험과 지혜를 풀어내고 이를 젊은이들이 경청하면서 서로 공감하는 자리를 통해 노인들이 지나온 인생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이훈호 원장은 자립,참여,보호,자아실현,존엄성 등 유엔이 정한 노인에 대한 원칙들을 소개하면서 의료생협에서 논의중인 우리 지역내 ‘노인 돌봄 원칙’을 사례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노인만을 위하는 게 아니라 마을 전체가 서로 돕고 돌본다 △노인과 젊은이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 필요 △노인 스스로 활동 결정의 주체가 된다 △삶의 터전을 기반으로 하는 친밀한 관계가 있어야 한다 등이다.

특히 이 원장은 “공간이라는 부분이 중요하다”면서 일본의 데이케어센터나 그룹홈과 같은 사례를 소개하고 “돌봄을 받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적이면서도 독립적인 생활공간이 필요하다”며 “일상적으로 세대를 넘어 어울릴 수 있는 마을내 행사와 공간을 많이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의료생협 내에서는 최근 나이든 남자 어르신들이 혼자 식사를 챙겨드실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관련 활동을 기획중이라고 한다.

 

 

 

어르신과 젊은이, 만나려면 ‘이해’ 필요


이어 참석자들은 올 한 해 마을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해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마을회관과 같은 장소에서 세시풍속에 맞게 윷놀이나 연날리기처럼 ‘어르신들과 젊은이들이 같이 놀기’ 프로그램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또 집의 텔레비전 설정이나 스마트폰 사용과 같이, 어르신들이 어려워하는 자그만 생활기술 에 대하여 지원과 교육을 해보자는 제안도 나오기도 했다. 그밖에 실제로 노인분들 가운데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불편해 하실 수도 있으니, 우선은 직접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필요한 활동을 기획해보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마을내에서 어울려살면서 어르신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보려고 노력했지만  ‘결혼은 왜 안하냐’를 비롯하여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느꼈던 경험을 토로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이에 이훈호 원장은 “일대일 만남은 여러 한계가 있다”면서 “집단과 집단으로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는 것이 오히려 적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어르신과 젊은이 양쪽 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올해 의료생협에서도 이러한 사항들을 세심하게 고려하여 활동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잠시  운월리 조유상 씨가 이끄는 몸살림 운동을 다함께 하며 몸을 푼 다음, 두번째 토론 시간이 시작됐다.

 

 


이날 두번째 토론은 ‘마을 공유 자산’을 주제로 열렸다. 꿈이자라는뜰 대표일꾼인 최문철씨가 토론을 진행했다.

최문철 씨는 먼저 “자산과 재산의 차이를 아느냐”면서 “자산은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고 재산은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들을 일컫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공유와 공공의 차이에 대해서도 얘기하보자”면서 “공유는 같이 쓰겠다는 의지가 들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각자 자산들이 알고 있는 우리 지역의 공유 자산들을 적어보고 이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협, 농협, 의료생협, 홍성여성농업인센터, 홍성씨앗도서관, 풀무학교 등 마을사람들의 많은 지지를 받는 단체와 그 공간을 공유자산으로 꼽는 사람도 있었다. 또 홍동천이나 유기농사를 짓는 논과 밭 등 친환경농업단지처럼 자연물이 공유자산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누군가는 면사무소나 파출소 등에서 지원하는 행정서비스를 공유자산으로 꼽기도 했다. 충남 지역단체 뉴스레터<마실통신>이나 마을단체의 블로그, 페이스북 등도 공유자산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주민들의 요구로 만들어진 마을 보행로를 공유자산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짚풀공예, 집집마다 다른 김장이나 된장 담는 요리 비법, 홍동거리축제, 우리마을발표회, 뻐꾸기합창단, 행복한성이야기 모임 등 무형의 기술이나 행사, 마을모임 등도 공유자산 목록에 올랐다.

 

 


"홍동천, 아쉬운 공유자산"


다음으로 참석자들은 지역내 공유자산 가운데 오래된 것이나 자랑할 만한 것, 뭔가 아쉬운 것, 잘 알려지지 않은 것, 필요한 것 등등으로 분류해본 뒤에 이를 발표했다. 참석자들은 1958년 개교한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나 오래간 유기농사를 지어온 토지를 ‘오래된  공유자산’으로 꼽았다. 또 홍동천 벚꽃길, 풀무학교 설립정신, 유기농업 경험과 역사, 동네 만화방 등을 ‘자랑할 만한 공유 자산’에 넣었다.

‘뭔가 아쉬운 공유자산’으로는 잘 계승되지 못하고 있는 마을 전통 행사, 정화작업이 필요한 홍동천, 지역주민들을 위한 활동이 부족한 농협 등이 나왔고 ‘잘 알려지지 않은 공유자산’에는 행정서비스에 대한 정보들, 슬로푸드, 마을내 청년들의 존재 등이 있었다.

 

 

‘필요한 공유자산’으로는 자전거바퀴에 바람넣는 기계가 공공장소에 비치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마을 아이들이 뛰어놀만한 곳이 없어 마을어린이집의 뒷산을 공유자산으로 하면 좋겠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밖에도 저녁시간에 열려있는 무료 공공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후 참석자들은 전체를 두 팀으로 나누어 공유자산 목록 가운데 일부를 정하여 심층적인 논의를 이어갔다.


1팀은 ‘저녁시간에 사용할 수있는 공유공간’을 주제로 심층적인 논의를 계속했다. 현재 홍동면 일대에는 저녁 6시 이후에도 문을 여는 공간이 없어서, 여러 저녁모임이나 회의를 앞두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식당 밖에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마을 도서관이나 만화방 같은 공공의 공간이 야간에도 문을 열면 쉴 수도 있고 책을 볼 수도 있어 저녁시간 활용의 폭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마을기금으로 저녁 공간 운영하자."


어떻게하면 개장시간을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각 공간별로 인력상황이 어려우니, 자원활동을 꾸려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개인이나 단체가 1주일에 하루씩을 맡아서 문을 열자는 의견도 나왔다. 또 마을기금을 마련하여 야간 운영을 담당하는 인력의 인건비로 쓰자는 제안도 있었다.

그밖에 주민자치위 차원에서 면사무소 휴게공간을 아름답게 꾸며서 저녁시간에도 개방하여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 저녁 9시까지 문을 여는 홍동로컬푸드 2층에 휴게공간을 마련하도록 건의하자는 의견 등도 나왔다.


2팀은 공유자산 가운데 ‘우리마을 발표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루로 진행되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3일에 걸쳐 △5분 발표 △15분강의 △60분 토론을 신설해 다양한 발표를 선보이는 등 형태의 변화를 가져와, 올해 발표회에 대한 평가도 함께 논의했다. 사흘간 진행되어 지역에 관하여 보다 풍성한 발표를 들을 수 있었다는 의견이 나온 반면, 사흘 내내 참여하기가 쉽지 않아 무리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또 마을내에서 올 한해 과제를 정해 주제토론하는 형식이 인상적이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주제토론 형식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이 많은 가운데, 생각만 나누는 것에 그치지말고 좀더 깊이있게 토론하여 지역단체들이 함께  실천과제도 나누어보면서 논의를 확장시키면 좋겠다는 제안도 나왔다. 또 우리마을발표회에서 제안들 가운데 한두가지는 활력소가 논의의 장을 한번 더 마련하여 올해안에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는 건의도 있었다.


"마을 공유 자산 논의 계속 이어가야."


그리고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올해는 사흘에 걸쳐 하면서 단체 실무자들 위주로 참석했고,  외부에서 홍동에 관심을 가진 기관 관계자나 언론 기자 등이 참여했다는 특징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발표자 뿐아니라 발표를 맡지 않은 지역내 주민들도 더욱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초대하여 발표회에서 서로 이야기나누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야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에 이동근 마을활력소 사무국장은 “내년 우리마을발표회는 마을활력소 뿐 아니라 지역내 다른 단체들과 함께 준비팀을 꾸려서 보다 더 확장된 단위에서 준비해보면 어떨까 한다”면서 “우리마을발표회가 지역내 다양한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 더 깊게 논의하는 장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문철 꿈이자라는뜰 대표는 “공유자산 가운데 아쉽다고 느끼는 이유를 같이 생각해보자”면서 “모르거나 훼손되거나 사유화되거나 수익중심으로 전환되거나 해서 그런 게 아닐까”라며 “오늘 이자리를 계기로 계속 논의하고 이어가는 플랫폼이 지역내 생기기를 기대한다”며 두번째 토론 ‘마을공유자산’ 시간을 마쳤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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