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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에 온 지 이제 두 달 가까이 되었습니다.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지으시는 이연진 선생님 댁에서 올해 초보 농부 교육을 받게 되며 텃밭정원 모임을 소개받았습니다. 홍동에 와서 새로운 것들이 많은데 내 텃밭을 가지게 된 것도 처음입니다. 이왕 잘 모른는 김에 세 명이서 이것저것을 실험하는 작은 텃밭을 함께 꾸렸습니다.
씨앗을 땅에 직접 심어보자 했더니 우여곡절이 많습니다. 토마토, 바질, 가지로 이뤄진 이른바 '스파게티밭'은 토마토와 가지가 싹이 트길 더 기다리지 못하고 그 옆에 모종을 조금 더 심어버렸고, 바질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입니다. 옥수수, 콩, 호박 씨앗을 심었던 '세자매밭'은 그냥 호박밭이 될 예정이고요, 청경채와 루꼴라의 부드러운 잎은 곤충들의 맛있는 식사가 되었습니다. 제힘으로 싹을 틔운 작물만으로는 우리는 수확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을지도 모릅니다.
땅의 힘을 믿고 기다린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씨앗을 심으면서 밭 가득히 싱싱한 작물들이 주렁주렁 열리는 모습을 상상하고 하루빨리 수확하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자연농은 서두르지 않고 땅의 컨디션과 흐름을 같이 맞춰갑니다.
작년에 텃밭정원에 심었다는 민트는 당시에는 힘이 없어 죽었구나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텃밭 곳곳을 가득 메우고 있어 다들 놀라며 기뻐합니다. 혹시 우리가 심은 해바라기, 레몬밤, 바질, 옥수수, 가지 씨앗들도 지금은 잠자고 있지만 내년, 내후년에는 빼꼼히 싹을 내밀어 줄까요? 땅과 씨앗들의 힘을 믿고 기다리는 신성한 신뢰의 과정을 배웁니다. 그리고 땅이 모든 준비를 마친 그 때가 누군가에게는 뜻밖의 기쁜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텃밭정원은 매달 첫째, 셋째 화요일 오전 10시에 마을활력소 건너편에서 모입니다.
참여를 원하는 분은 류승아 010-3445-1995로 문의해주세요:)


글: 자연농텃밭정원 달래 / 사진: 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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