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 마을기록학교③ '기록물 관리방법(2) 기록물 공유방법'

"기록자 관점 담긴 '살아있는 기록'이 중요"

 

 

 

<마을기록학교> 3강이 열렸던 9월 28일(목) 저녁 6시 30분, 지난 2강에 이어 한신대학교 기록관리대학원 이영남 교수를 모시고 기록물 관리방법 두 번째 시간이 마련되었다. 이번 강의에서는 수집, 평가, 조직, 보존, 활용 총 5단계로 이루어지는 기록관리 절차의 각 단계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실제로 기록물을 활용하는 방법과 그에 대한 우리 마을의 사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먼저, 지난번에 안내했던 마을의 사진 기록물들을 가지고 각자 해석한대로 컬렉션과 시리즈를 만들어보는 숙제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참가자는 "사진에서 술맛이 났다"면서 제14회 홍동면민체육대회 사진 기록물을 미각으로, 그중에서도 '술의 맛'을 주제로 컬렉션을 만들어왔다. 그는 탁주, 맥주, 샴페인, 무알콜 등 다양한 술의 종류에 따라 사진을 정리했는데, 기록물을 바라보는 시선과 해석이 신선하고 재밌었다. 이를테면 탁주는 노동의 술이라서 게임이나 놀이, 여럿이 어울려서 하는 이미지를 떠오르게 했고, 맥주는 스포츠를 관람하는 관찰자 입장, 샴페인은 함께 축배를 드는 풍경, 마을 체육대회에 적극적이지 않은 동네 학생들의 모습은 덤덤한 무알콜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교수는 "우리가 기록물을 분류할 때 사실이나 정보에 따라 분류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는데, 사람의 해석에 따라 그 해석을 기반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을 나누고 싶었다"며 기록자의 느낌과 감정이 충분히 담겨 있는, '살아있는 기록'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서 기록을 생산하고, 분류하고, 보존하고, 활용하는 '기록관리 절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교수는 기록을 생산하는 수집과정에서 정보를 파악하기보다 생산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하면서, 기록은 신뢰성과 진본성이 있어야 하는데 기록자가 전체적인 현장과 상황을 스케치한 메모가 있다면 기록의 근거가 뒷받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보통 기록을 말할 때 과거를 바라보는 창, 윈도우(window)라고 하는데 창문은 투명하다. 오히려 시시각각 다양한 형태로 빛이 굴절되는 프리즘(prism)이 맞지 않을까"하며 다양한 형식과 해석을 바탕에 두는 기록방법을 제안했다.

 

그리고 기록을 평가하고 보존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평가 기준보다 절차를 중요시하면서 공동체 구성원이 스스로 어떤 기록을 남기고 폐기할지 함께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선별하고 폐기하는 과정 또한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이 교수는 씨앗을 보존하는 두 가지 방법을 예로 들면서, 기록 또한 일정한 온도의 저장고에서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생태적 보존법'을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는 기록 활용방법을 다루었는데, 단지 기록물만의 활용이기보다는 기록자, 기록물, 기록공간이 함께 연결되어 있는 종합 활용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하나의 기록이 만들어진다는 건 새로운 언어, 새로운 세계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홍동이라면 홍동의 언어와 열망으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홍동면 내에서 만들어진 종합 활용의 한 사례로, '풀무학교 전공부 10주년 컬렉션'과 '꿈이자라는뜰 시리즈 기술서'를 소개하기도 했다. 풀무학교 전공부 10주년 컬렉션은 10년 동안 찍었던 사진 43,000장을 당시 재학 중이던 학생들이 각자 바라본 느낌과 시선으로 총 8개의 컬렉션을 만들었는데, 그중에서도 학교에서 재배하는 벼를 아카이빙한 '풀무벼 컬렉션'을 살펴보았다. 또 꿈이자라는뜰 시리즈 기술서는 지역단체의 기록을 각각의 기술서로 정리한 것으로, 그곳에서 일하는 실무자가 이해하고 해석한 기록에 대한 관점을 엿볼 수 있었다.


마을 기록물 관리에 대한 총 3강의 강의가 끝나고, 참석자들은 "일하는 단체 기록물을 정리해야하는 진행이 잘 안됐다. 수업을 통해 실마리를 찾았고 이제 감이 잡힌다", "그냥 지나쳤던 마을의 여러 기록물이 새롭게 보인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 <마을기록학교> 4강은 10월 11일(수) 저녁 8시, 지역센터 마을활력소 1층에서 수원에서 발간되는 골목잡지 <사이다>의 최서영 편집장과 '마을 기록과 미디어 사례'에 대해 진행한다.

 

 

글: 《마실통신》 문수영 / 사진: 《마실통신》 신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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